2024.05.12 (일)
<마음을 여는 시> 매미 우는 소리
박일훈 시인
포플러 큰 나뭇가지에 유월 중순이 걸리면
제일 먼저 초여름 알려주는 털매미 소리
쓰유~ 쓰유~ 긴 호흡으로
시원스레 시조 한 구절 읊조린다
장마 끝난 칠월이면 귀 익은
매앰~ 매앰~, 참매미 소리
쓰으름~ 쓰으름~, 쓰름매미 소리
가까이서 들어도 친숙하기만 한데
덩치 못지않게 소리 큰 말매미는
짜라라~ 짜라라~ 짜라라~
한 놈 소리에 여러 놈 떼 지어 울어
차라리 소음이고야 만다
가장 작은 애매미의 겉보기와 다른
기, 승, 전, 결, 심상치 않은 소리
한 세상을 휘모리로 보듬어 사설난봉가 뽑아낸다
씨유~ 쥬쥬쥬쥬
쓰와 쓰와 쓰 쥬쥬쥬쥬~ 오오 쓰 쥬쥬~ 오오 쓰 오오 쓰 오오쓰
히히히쓰 히히히히히~
씨오츠 씨오츠 씨오츠 츠르르르르~
나, 이 삼복을 어찌 울어
시 한번 품어볼까